12억원짜리 집을 샀다고 해보자.
계약금과 잔금은 전부 내 계좌에서 매도인에게 보냈다.
그러면 자금조달계획서에 12억원을 ‘금융기관 예금액’으로 적으면 될까?
아니다.
내 계좌는 돈이 잠시 모인 장소일 뿐이다. 그 돈이 월급을 모은 예금인지, 부모에게 받은 돈인지, 집을 팔아 마련했는지, 빌린 돈인지 나눠 적어야 한다.
자금조달계획서는 돈이 나간 계좌를 적는 서류가 아니라 돈이 생긴 출처를 적는 서류다.
이 원리만 잡으면 칸이 많아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누가 자금조달계획서를 내야 할까
개인 매수자를 기준으로 보면 규제지역 주택과 실제 거래가격 6억원 이상 주택이 기본 제출 대상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허가를 받아 주택을 거래하는 경우도 자금조달계획을 제출한다.
투기과열지구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주택은 계획서만 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계획서에 적은 예금, 증여, 부동산 처분대금과 대출 등을 증명하는 서류도 함께 붙여야 한다.
| 거래 조건 | 계획서 | 증빙서류 |
|---|---|---|
| 규제지역 주택 | 제출 | 투기과열지구는 함께 제출 |
| 비규제지역 6억원 이상 주택 | 제출 | 원칙적으로 계획서 제출 |
| 토지거래허가구역 주택 | 제출 | 함께 제출 |
| 법인의 주택 매수 | 별도 법인 신고 항목까지 확인 | 거래 조건에 따라 제출 |
부동산 거래 신고기한은 계약 체결일부터 30일이다. 자금조달계획서도 해당 거래신고와 함께 내거나 같은 기간 안에 별도로 제출한다.
매수인이 두 명이면 한 장에 반반 적는 게 아니다. 각자 자신의 지분대금과 자금 출처를 별도로 작성하고, 두 사람의 합계가 전체 거래금액과 맞아야 한다.
2026년 서식에서 더 자세히 묻는 것
2026년 2월 10일부터 적용된 서식은 돈의 출처를 전보다 더 잘게 나눈다.
‘주식·채권 매각대금’에는 가상화폐 매각대금이 함께 표시된다. 해외 금융기관 예금을 국내로 송금했다면 해외 금융기관명과 금액도 적는다.
증여·상속 칸에는 누가 돈을 줬는지뿐 아니라 증여세 신고 여부와 신고금액을 적게 돼 있다. 금융기관 대출은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사업자대출, 해외 금융기관 대출과 그 밖의 대출로 나뉘고 금융기관명도 쓴다.
가족이나 지인에게 빌린 돈은 금융기관 대출액에 넣지 않는다. ‘그 밖의 차입금’에 금액과 관계를 적는다.
마지막에는 자금 출처와 별도로 매도인에게 돈을 어떻게 지급했는지도 적는다.
- 계좌이체
- 임대보증금이나 대출 승계
- 현금·수표 등 그 밖의 지급방식
자금 출처와 지급방식은 서로 다른 질문이다.
부모에게 증여받은 1억원을 내 계좌로 받은 뒤 매도인에게 이체했다면 자금 출처는 ‘증여’, 지급방식은 ‘계좌이체’다.
12억원짜리 집을 산다면 이렇게 적는다
가상 사례를 하나 만들어보자.
매수인 한 명이 12억원짜리 주택을 매수한다. 돈은 아래처럼 마련했다.
| 실제 자금 출처 | 금액 | 계획서 항목 |
|---|---|---|
| 본인 예금 | 3억원 | 금융기관 예금액 |
| 주식·가상화폐 매각 | 5천만원 | 주식·채권·가상화폐 매각대금 |
| 부모 증여 | 1억원 | 증여·상속 |
| 기존 주택 매각대금 | 3억원 | 부동산 처분대금 등 |
| 은행 주택담보대출 | 3억5천만원 | 금융기관 대출액 |
| 부모에게 빌린 돈 | 1억원 | 그 밖의 차입금 |
| 합계 | 12억원 | 총 거래금액과 일치 |
매도인에게는 전액 계좌로 보냈다고 가정한다.
그러면 조달자금 지급방식의 ‘계좌이체 금액’에는 12억원을 적는다. 위의 12억원과 중복으로 더하는 금액이 아니다. 같은 돈을 출처와 지급방법으로 한 번씩 설명하는 것이다.
칸마다 준비할 서류도 다르다
계획서보다 어려운 건 증빙을 맞추는 일이다.
| 계획서 항목 | 준비할 자료 |
|---|---|
| 금융기관 예금액 | 예금잔액증명서 등 |
| 주식·채권 매각대금 | 주식거래내역서, 예금잔액증명서 등 |
| 가상화폐 매각대금 | 거래소 매도·출금내역과 본인 계좌 입금 흐름 |
| 증여·상속 | 증여세·상속세 신고서 또는 납세증명서 등 |
| 부동산 처분대금 | 부동산 매매계약서, 임대차계약서 등 |
| 금융기관 대출 | 금융거래확인서, 부채증명서, 대출신청서 등 |
| 취득주택 임대보증금 | 해당 주택의 임대차계약서 |
| 가족·지인 차용 | 차용계약과 실제 송금·상환을 확인할 자료 |
아직 집을 팔지 않았거나 대출 실행 전이라 증빙을 낼 수 없다면 금액을 임의로 다른 칸에 넣지 않는다. 계획서 제출일에 증명이 어려운 이유를 적은 사유서를 첨부할 수 있다.
가상화폐는 개정 서식에 별도 표시됐지만 첨부서류 안내는 주식·채권처럼 구체적인 서류 이름을 일일이 적어놓지 않았다. 거래소 매도내역, 원화 출금내역과 본인 계좌 입금내역이 한 흐름으로 이어지게 준비하는 편이 좋다.
부모 돈은 증여인지 빌린 돈인지 먼저 정한다
부모가 보낸 돈이라고 전부 증여는 아니다.
실제로 빌렸고 갚을 계획과 능력이 있다면 그 밖의 차입금으로 적을 수 있다. 차용증도 필요하다.
다만 차용증 한 장만 만들고 끝내면 안 된다.
국세청은 2026년 6월 고가 아파트 취득자 세무조사를 발표하면서 상환능력에 비해 큰돈을 빌리고 형식상 차용증만 작성한 사례를 엄격하게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채무로 인정되더라도 누가 원금을 갚았는지, 이자를 제대로 지급하고 신고했는지 상환 시점까지 관리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부모 차용금으로 적으려면 적어도 네 가지가 서로 맞아야 한다.
- 빌린 금액과 날짜가 적힌 차용계약
- 부모 계좌에서 자녀 계좌로 이동한 내역
- 자녀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상환계획
- 계약대로 실제 이자와 원금을 갚은 기록
갚을 생각도 능력도 없는데 증여세를 피하려고 차용금으로 적는 것은 작성법이 아니다. 실질이 증여라면 증여 항목에 적고 신고 여부까지 맞추는 게 맞다.
집을 사면서 붙는 세금은 부동산 세금 로드맵에서 먼저 정리해뒀다. 가족 돈이 섞인다면 취득세와 별개로 증여 신고까지 자금표에 함께 올려놓는 편이 낫다.
많이 틀리는 칸 네 개
내 통장에 들어왔다고 전부 예금은 아니다
부모 증여금, 주택 매도대금과 대출금이 잠깐 내 계좌에 들어왔다고 예금액으로 바뀌지 않는다. 원래 생긴 출처대로 나눈다.
기존 집 보증금과 새 집 보증금은 칸이 다르다
기존에 임차인으로 살던 집에서 돌려받는 보증금은 자기자금의 ‘부동산 처분대금 등’에 들어간다.
새로 사는 집의 임대차계약을 승계하거나 새 임차인을 받아 마련하는 보증금은 차입금 쪽의 ‘취득주택의 임대보증금’이다.
배우자 돈을 내 예금으로 적으면 안 된다
부부 공동명의라면 매수인별로 자신의 지분과 자금 출처를 작성한다. 배우자 명의 예금을 내 금융기관 예금액으로 적는 방식은 실제 명의와 맞지 않는다.
현금은 설명이 더 필요하다
현금으로 보유하던 돈은 ‘현금 등 그 밖의 자금’에 적는다. 매도인에게 현금이나 수표로 지급했다면 지급방식에도 금액과 구체적인 이유를 써야 한다.
큰 금액을 현금이라고만 적으면 끝나는 서류가 아니다. 서식 자체가 소득금액증명원이나 원천징수영수증 등 자금 형성을 확인할 자료를 요구한다.
제출 전에 두 번 더하기
마지막 검사는 계산기로 끝난다.
첫 번째는 자금 출처다.
자기자금 소계 + 차입금 소계 = 총 거래금액
두 번째는 지급방식이다.
계좌이체 + 보증금·대출 승계 + 현금 등 = 총 거래금액
둘 중 하나라도 계약서의 거래금액과 다르면 어느 칸을 빠뜨렸거나 같은 돈을 두 번 적은 것이다. 주택 매수금액과 별도로 내야 할 취득세는 취득세 계산법을 보고 잔금표에 따로 잡아두자.
제출은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이나 관할 신고관청에서 할 수 있다. 작성 전에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최신 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를 한 번 내려받아 옆에 띄워두면 편하다.
내가 이 서류를 준비한다면 파일 하나부터 만든다.
예금, 매도대금, 증여, 대출, 차용.
돈의 출처별로 계약서와 계좌 내역을 묶어두면 계획서 작성도 빨라지고, 나중에 자금 흐름을 설명할 때도 덜 복잡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