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토허제 아파트를 보러 갔는데 세입자가 살고 있다.
전세 만기는 2027년 11월이다.
예전 같으면 답은 간단했다.
못 산다.
허가받은 뒤 바로 실거주해야 하는데 세입자를 내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조건부로 살 수 있다.
2026년 5월 29일부터 기존 임대차계약이 있는 주택은 계약이 끝날 때까지 실거주 의무를 미뤄주는 제도가 시행됐다.
그렇다고 전세 낀 토허제 아파트를 누구나 살 수 있게 풀어준 것은 아니다. 문이 열리긴 했는데, 통과해야 할 조건이 여섯 개다.
먼저 답부터
세입자 낀 토허제 아파트도 매수할 수 있다.
다만 아래 조건을 전부 만족해야 한다.
| 확인할 것 | 통과 조건 |
|---|---|
| 기존 임대차 | 2026년 5월 12일 당시 이미 임대 중인 주택 |
| 계약 만기 | 당시 계약서의 최초 종료일이 2028년 5월 11일까지 |
| 매수자 주택 수 | 2026년 5월 12일 무주택 세대구성원 |
| 무주택 유지 | 5월 12일부터 허가 신청일까지 계속 무주택 |
| 허가 신청 | 2026년 12월 31일까지 신청 |
| 소유권 취득 | 허가받은 날부터 4개월 이내 취득 |
하나라도 빠지면 이 유예를 적용받기 어렵다.
특히 지금 세입자를 새로 맞추고 전세 안고 팔면 되겠네는 안 된다. 기준일인 2026년 5월 12일에 이미 임대 중이던 집이어야 한다.
실거주는 언제부터 2년인가
가장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다.
허가받은 날부터 2년이 아니다.
기준일 당시 임대차계약서에 적힌 최초 계약 종료일에 입주하고, 그날부터 2년이다.
가상의 일정을 하나 잡아보자.
2026.5.12 세입자가 이미 거주 중
2026.10.20 매수자가 토지거래허가 신청
2026.11.10 허가
2027.1.30 잔금·소유권 취득
2027.11.30 기존 전세계약 종료, 매수자 입주
2029.11.30 2년 실거주 완료
매수자는 2026년 5월 12일부터 허가 신청일까지 계속 무주택이어야 한다. 허가받은 뒤 4개월 안에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을 넘겨받는다.
그 뒤 세입자의 기존 계약이 끝나는 2027년 11월 30일까지 실거주 시작을 유예받는다. 12월 1일 입주한다면 그때부터 2년을 채우는 구조다.
6가지 조건을 하나씩 뜯어보자
1. 5월 12일에 이미 세입자가 있어야 한다
이번 제도의 목적은 새 갭투자를 허용하는 것이 아니다.
정책 발표 전에 체결돼 있던 임대차 때문에 실수요자의 매수가 막힌 문제를 풀어주는 조치다.
2026년 5월 13일 이후 새로 전세계약을 맺은 집이라면 이 확대 유예 대상이 아니다.
2. 최초 만기가 2028년 5월 11일을 넘으면 안 된다
기준일 당시 존재하던 계약의 최초 종료일을 본다.
계약을 갱신해 만기가 뒤로 밀렸다고 실거주 유예기간까지 자동으로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허가 신청 전에 기존 계약서, 확정일자, 전입세대와 실제 만기일을 맞춰봐야 한다.
3. 매수자는 5월 12일에 무주택이어야 한다
현재 무주택인지만 보는 게 아니다.
2026년 5월 12일 당시에도 무주택 세대구성원이어야 한다.
4. 허가 신청 때까지 계속 무주택이어야 한다
5월 12일에는 집이 있었지만 7월에 팔고 무주택이 된 사람은 이 유예를 받기 어렵다.
반대로 5월 12일에는 무주택이었지만 중간에 다른 집을 취득했다가 다시 팔아도 조건에서 벗어난다. 기준일부터 신청일까지 이어져야 한다.
5. 2026년 안에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신청 마감은 2026년 12월 31일이다.
계약서 작성일이나 잔금일이 아니라 토지거래계약 허가 신청일을 본다. 연말에 매수하려면 구청 보완 요구까지 생각해 서류를 미리 준비하는 편이 낫다.
6. 허가 후 4개월 안에 취득해야 한다
유예는 입주 시점만 미뤄준다.
잔금을 언제까지나 미뤄주는 제도가 아니다. 허가받은 날부터 4개월 안에 소유권을 취득해야 한다.
기존 임대차의 최초 종료일이 허가일로부터 4개월 안에 오는 경우에는 이 특별 유예가 아니라 원래 실거주 원칙에 따라 처리된다. 전세 만기가 코앞이라면 유예 대상이겠지라고 넘기지 말고 관할 구청의 허가 일정과 잔금일을 먼저 맞춰야 한다.
전세보증금이 내 돈처럼 보이면 안 된다
매매가 15억원, 전세보증금 7억원인 집을 산다고 해보자.
겉으로는 8억원만 있으면 살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세입자가 나가는 날 7억원을 돌려줘야 한다. 공교롭게도 그날은 내가 입주해야 하는 날이기도 하다.
| 매수 시점 | 필요한 돈 |
|---|---|
| 매매대금 | 15억원 |
| 승계하는 전세보증금 | -7억원 |
| 매수 때 마련할 차액 | 8억원 |
| 전세 만기 때 반환할 돈 | 7억원 |
8억원짜리 집을 사는 게 아니다.
15억원짜리 집을 사고, 집주인으로서 7억원의 보증금 반환채무를 넘겨받는 것이다.
대출이 나온다고 가정해서도 안 된다. 세입자 퇴거와 본인 입주를 전제로 하는 대출은 금융회사마다 실행 조건과 시점이 다르다. 허가 신청 전에 전세보증금 반환자금까지 주택 자금조달계획서에 맞춰 짜봐야 한다.
계약서에는 무엇을 넣어야 할까
토허제 매매는 허가가 나지 않으면 그대로 진행할 수 없다.
계약금부터 크게 보내기보다 아래 순서로 움직이는 게 안전하다.
- 해당 주택이 허가 대상인지 관할 구청에 확인
- 2026년 5월 12일 당시 임대차계약서와 최초 만기 확인
- 매수자 세대의 무주택 기간 확인
- 전세보증금 반환자금과 잔금대출 사전 확인
- 허가를 조건으로 한 계약 문구와 불허 시 반환 방법 합의
- 세입자의 실제 퇴거 일정과 보증금 반환 장소·시간 확정
매도인이 세입자는 그때 나간다고 했다는 말만 하면 부족하다.
임대차계약서 원본, 확정일자, 전입세대확인서, 보증금 액수와 계약갱신 여부를 서로 맞춰봐야 한다. 유예기간을 계산하는 날짜와 실제로 집을 비워주는 날짜는 같은 문제가 아니다.
이런 매수자는 가능성이 높다
- 2026년 5월 12일부터 지금까지 계속 무주택이다.
- 당시 이미 전세가 들어 있던 서울 아파트를 본다.
- 최초 계약 만기가 2028년 5월 11일 전이다.
- 2026년 12월 31일까지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 허가 후 4개월 안에 잔금을 치를 수 있다.
- 전세 만기에 보증금을 돌려주고 바로 입주할 돈이 있다.
반대로 집을 가진 상태에서 갈아타려는 사람, 기준일 뒤에 새로 전세를 놓은 집, 2027년에 허가를 신청하려는 사람은 이번 확대 유예와 맞지 않는다.
법원경매는 일반 매매의 토지거래허가와 적용 방식이 다르다. 경매 물건을 보고 있다면 토허제 아파트 경매와 실거주 의무를 따로 보면 된다.
결국 전세 안고 사도 될까
살 수는 있다.
다만 이번 제도는 전세를 끼고 새로 투자하라는 허가증이 아니다.
5월 12일 기존 임대차, 계속 무주택, 연말까지 허가 신청, 4개월 안에 취득, 최초 만기 입주, 그날부터 2년 실거주.
이 여섯 개가 한 줄로 이어져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남는 것은 보증금이다.
허가는 받아도 세입자에게 돌려줄 돈이 없으면 입주할 수 없다. 이 집을 볼 때는 매매가보다 먼저 전세 만기일과 보증금 반환액부터 적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