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가 계산은 며칠 동안 해놓고, 정작 법원에서는 입찰표 한 장 때문에 손이 떨린다.
사건번호를 맞게 썼는지, 보증금은 입찰가의 10%인지, 최저매각가격의 10%인지 헷갈린다.
나도 입찰표를 쓸 때는 숫자를 두 번 본다. 봉투를 입찰함에 넣고 나면 다시 꺼내 고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은 설명보다 순서에 집중해보자. 법원에 들어간 순간부터 봉투를 제출할 때까지 그대로 따라가면 된다.
집에서 준비할 것
법원에 가기 전 세 장을 따로 적어둔다.
사건번호:
물건번호:
최대 입찰가:
최대 입찰가는 법원에서 정하는 숫자가 아니다. 집에서 입찰가를 계산해 상한을 확정한 뒤 그 종이만 들고 가는 것이다.
물건번호는 한 사건에서 여러 부동산을 따로 매각할 때 특히 중요하다. 사건번호만 같다고 같은 물건이 아니다. 입찰하려는 동·호수와 물건번호를 법원경매정보의 매각공고에서 다시 맞춘다.
입찰보증금도 집에서 계산한다. 기일입찰의 매수신청보증금은 원칙적으로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이다. 내가 써낼 입찰가격의 10%가 아니다.
다만 법원이 보증금액을 다르게 정할 수 있다. 재매각이나 특별매각조건이 붙은 사건도 있으니, 마지막 계산은 반드시 해당 사건의 매각공고와 물건상세 화면을 기준으로 한다.
준비물은 입찰자에 따라 달라진다
| 입찰 방식 | 기본적으로 확인할 준비물 |
|---|---|
| 본인 입찰 | 신분증, 도장, 입찰보증금 |
| 대리입찰 | 대리인 신분증·도장, 위임장, 본인의 인감증명서 등 대리권 증명서류, 입찰보증금 |
| 법인 입찰 | 대표자 자격을 증명하는 법인 서류, 대표자 또는 대리인 관련 서류, 입찰보증금 |
| 공동입찰 | 공동입찰신고서·공동입찰자목록, 각 지분, 당사자별 필요한 서류, 입찰보증금 |
법인·대리·공동입찰은 사건과 입찰자 관계에 따라 필요한 서류가 달라질 수 있다. 멀리 있는 법원까지 갔다가 서류 한 장 때문에 돌아오는 일이 없도록 전날 해당 법원 집행과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법원에 도착하면 먼저 매각공고를 다시 본다
법원에 도착했다고 바로 입찰표부터 쓰지 않는다.
게시된 매각공고에서 사건이 그대로 진행되는지 확인한다. 내가 경매 사이트에서 봤을 때와 달리 취하·변경·연기될 수 있다. 법정과 입찰 마감 시각도 함께 본다.
다음 네 가지를 한 번 더 맞춘다.
- 사건번호
- 물건번호와 부동산 표시
- 최저매각가격
- 매수신청보증금액과 제공 방법
입찰표는 위에서 아래로 쓴다
법원에 비치된 기일입찰표에는 보통 다음 내용을 적는다.
- 입찰기일
- 사건번호
- 물건번호
- 입찰자의 이름·주소 등 인적사항
- 대리입찰이면 대리인의 이름과 주소
- 입찰가격
- 매수신청보증금액과 보증 제공 방법
공동입찰이라면 각자의 지분도 분명하게 표시한다.
작성할 때는 신분증과 집에서 적어온 메모를 옆에 놓고 한 줄씩 옮긴다. 기억으로 쓰면 숫자 하나가 바뀌기 쉽다.
입찰가격은 절대로 고쳐 쓰지 않는다
가장 조심할 칸은 입찰가격이다.
민사집행규칙은 입찰표를 제출한 뒤 취소·변경·교환할 수 없다고 정한다. 법원 실무상 입찰가격을 정정한 입찰표는 정정인을 찍었더라도 개찰에서 제외될 수 있다.
숫자를 잘못 썼다면 줄을 긋고 고치는 게 아니라 새 입찰표를 받아 처음부터 다시 쓴다.
억과 만 단위를 헷갈리지 않게 입찰가격은 미리 다른 종이에 크게 써두는 것이 좋다.
최대 입찰가 327,600,000원
입찰법정에서 경쟁자가 많아 보인다고 이 숫자를 올리지 않는다. 초등학생도 따라 할 수 있는 경매 입찰가 계산법에서 정한 상한은 법정에 들어오기 전에 끝내야 한다.
보증금은 봉투에 넣기 전에 다시 센다
매수신청보증은 법이 정한 방법과 법원이 허용한 방법으로 제공한다. 기일입찰에서는 현금, 요건을 갖춘 자기앞수표 또는 보증서를 사용할 수 있다. 실제 법정에서 어떤 방식을 받는지는 매각공고를 확인한다.
보증금이 정해진 금액보다 부족하면 입찰이 무효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보증금은 대충 10%”라며 입찰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필요 이상으로 큰돈을 준비하거나, 특별매각조건을 놓칠 수 있다.
계산은 이렇게 한다.
매각공고상 최저매각가격 × 공고된 보증 비율
= 준비할 매수신청보증금
보증서라면 보험계약자 이름, 사건번호, 보험가입금액이 입찰표와 맞는지도 확인한다.
봉투는 작은 것부터 넣는다
일반적인 기일입찰에서는 다음 순서로 정리한다.
- 작은 매수신청보증봉투에 현금이나 자기앞수표를 넣는다.
- 보증봉투를 봉하고 필요한 곳에 기재·날인한다.
- 기일입찰표와 보증봉투를 큰 기일입찰봉투에 넣는다.
- 큰 봉투를 봉하기 전 입찰표와 첨부서류를 마지막으로 본다.
- 집행관의 안내에 따라 수취증을 받고 입찰함에 넣는다.
보증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보증금 봉투에 넣지 않는 등 취급 방식이 다를 수 있다. 현장 집행관의 안내가 우선이다.
제출 전 30초 점검
법원에 가기 전날 한 번 더 훑고 싶다면 입찰 전 체크리스트를 쓰면 된다. 체크 상태가 브라우저에 저장돼서 법원에서 휴대폰으로 열어도 그대로 남아 있다.
- 오늘 진행되는 사건이 맞는가
- 사건번호와 물건번호가 맞는가
- 입찰자와 대리인의 이름·주소가 서류와 같은가
- 입찰가격을 고치거나 흐리게 쓰지 않았는가
- 입찰가격이 최저매각가격 이상이고 내 상한 이하인가
- 보증금은 입찰가격이 아니라 공고된 기준으로 계산했는가
- 대리·법인·공동입찰 첨부서류가 모두 있는가
- 같은 물건에 입찰표를 두 장 넣지 않았는가
같은 사람이 한 물건에 여러 장의 입찰표를 제출하면 모두 개찰에서 제외될 수 있다. 잘못 쓴 표는 찢어서 가지고 나오고, 새로 쓴 한 장만 제출한다.
개찰이 시작되면
제출이 끝났다면 수취증을 보관하고 개찰을 기다린다.
최고 입찰가격을 쓴 사람이 두 명 이상이면 그 사람들을 상대로 추가입찰을 한다. 추가입찰에 응하지 않거나 같은 최고가가 다시 나오면 추첨으로 정할 수 있다.
낙찰되지 않은 입찰자는 절차 안내에 따라 보증금을 돌려받는다. 최고가매수신고인과 차순위매수신고인의 보증금 처리는 다르므로 개찰 뒤 집행관 안내를 듣고 움직인다.
입찰표는 글씨보다 순서다
경매 입찰표는 예쁘게 쓰는 서류가 아니다. 사건과 사람과 금액을 정확히 특정하는 서류다.
내가 권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집에서 사건번호·물건번호·입찰가격을 적어가고, 법원에서는 매각공고 확인 → 새 입찰표 작성 → 보증금 확인 → 봉투 제출 순서를 지킨다.
다음 입찰 전날 신분증과 도장을 챙기는 데서 끝내지 말고, 법원경매정보 화면에서 매수신청보증금액까지 직접 계산해 메모해두자.
이 글은 민사집행법·민사집행규칙과 법제처 생활법령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법원이나 사건의 특별매각조건에 따라 보증금액과 제출서류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입찰 전 매각공고와 담당 법원 집행과 안내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