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0일, 지방 아파트 성적표에는 왕관이 두 개 놓였다.
거래가 가장 많았던 곳은 경남이다. 2026년 1~7월 아파트 매매거래가 2만 3,086건이었다.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울산이다. 9월 14일까지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3.51% 올랐다.
같은 1위처럼 보여도 내용은 서로 다르다. 거래량은 시장의 크기와 움직임을, 가격지수는 조사 대상 주택의 가격 방향을 보여 준다. 두 숫자를 한 줄에 세워 놓고 “울산이 거래도 가장 뜨거웠다”고 말하면 틀린다.
이 글의 결론부터 적으면 이렇다.
울산은 수요가 폭발해서 오른 시장이라기보다, 거래수요가 조금 식는 동안 공급이 훨씬 더 빠르게 줄고 전세가격이 밀어 올린 시장에 가깝다.
9월 20일 기준, 거래량 1위와 가격 1위
9월 20일은 일요일이다. 한국부동산원이 그 전에 발표한 최신 주간 가격 자료는 9월 14일 기준 자료이고 발표일은 9월 17일이다. 거래량은 신고가 끝난 최신 월인 7월까지의 누계를 썼다. 8월과 9월 거래는 신고기한이 남아 있어 순위에 넣지 않았다.
| 구분 | 1위 지역 | 2026년 수치 | 2025년 같은 기간 | 변화 |
|---|---|---|---|---|
| 아파트 매매거래량 | 경남 | 23,086건 | 21,000건 | +9.9% |
|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 울산 | +3.51% | +0.37% | +3.14%p |
거래량 2위는 부산 2만 2,494건, 3위는 전남광주 2만 1,009건이었다. 전남광주는 2026년 7월 행정구역 개편 전 광주와 전남 실적을 합산했다.
가격상승률은 울산 뒤로 전북 2.62%, 충북 1.33%, 경남 1.22%, 인천 0.67% 순이었다. 울산은 거래량에서는 9,530건으로 선두권이 아니었다.
숫자가 말하는 첫 번째 반전이다. 가장 많이 거래된 곳과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달랐다.
울산은 작년보다 얼마나 더 올랐나
2025년 같은 주차까지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누계 변동률은 0.37%였다. 2026년은 3.51%다.
단순 차이는 3.14%포인트다. “작년보다 집값이 3.14% 더 비싸졌다”는 뜻은 아니다. 두 해의 연초 이후 누계 상승률 차이가 3.14%포인트라는 뜻이다.
| 비교 항목 | 2025년 같은 주차 | 2026년 9월 14일까지 | 차이 |
|---|---|---|---|
|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누계 | +0.37% | +3.51% | +3.14%p |
| 울산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누계 | +2.06% | +4.72% | +2.66%p |
매매보다 전세의 움직임이 더 크다. 전세가격지수는 같은 기간 4.72% 올랐다. 집을 사려는 사람만 많아진 것이 아니라, 당장 울산에서 살아야 하는 임차 수요가 기존 주택을 놓고 경쟁한 흔적에 가깝다.
가격지수와 실거래 평균은 다른 통계다. 지수 3.51%를 관심 단지의 작년 거래가에 그대로 곱하면 안 된다. 통계를 구분하는 방법은 집값 통계 보는 법에 따로 정리해 두었다.
지도에 찍어 보니 남구만 유난히 진했다
울산 전체가 3.51% 올랐다고 해서 5개 구·군이 한 방향으로 움직인 것은 아니다. 최신 주간 변동률을 지도에 올리면 온도 차가 바로 보인다.
| 구·군 | 9월 14일 주간 변동률 | 한국부동산원 설명에서 읽히는 흐름 |
|---|---|---|
| 남구 | +0.12% | 무거·신정동 대단지 중심 상승 |
| 울주군 | +0.06% | 울산 평균과 같은 폭 |
| 북구 | +0.05% | 완만한 상승 |
| 중구 | +0.02% | 상승폭 제한 |
| 동구 | -0.03% | 방어·화정동 중심 하락 |
| 울산 전체 | +0.06% | 전주 +0.04%에서 상승폭 확대 |
이 표에서 중요한 곳은 남구와 동구다. 같은 도시 안에서도 남구는 0.12% 올랐고 동구는 0.03% 내렸다. 울산 상승을 ‘도시 전체의 동시 상승’으로 읽기보다 무거·신정동 대단지 같은 선호 주택에 매수세가 몰린 결과로 보는 편이 맞다.
7월 당시 구·군별 흐름과 거래 단지를 함께 보고 싶다면 7월 울산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어디일까와 이어서 보면 된다.
수요는 늘지 않았는데 가격은 왜 올랐을까
울산의 1~7월 아파트 매매거래는 9,530건이다. 2025년 같은 기간 9,985건보다 455건, 4.6% 줄었다.
월별로 보면 1월에는 작년보다 거래가 많았지만 4월부터 7월까지는 매달 작년보다 적었다. 적어도 거래건수만 놓고 보면 “사려는 사람이 작년보다 크게 늘었다”는 설명은 맞지 않는다.
반대편에서 공급은 더 크게 줄었다.
- 직방이 2025년 12월 집계한 2026년 울산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4,411세대다. 광역시 중 가장 적은 수준으로 제시됐다.
- 국토교통부의 2026년 7월 주택통계를 보면 울산의 1~7월 전체 주택 준공은 1,557호다. 2025년 같은 기간 4,047호보다 61.5% 줄었다.
- 같은 기간 울산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4.72% 상승했다.
입주 예정 4,411세대는 아파트 기준이고, 준공 1,557호는 아파트와 비아파트를 합친 전체 주택 기준이다. 서로 같은 숫자처럼 더하거나 나눌 수 없다. 다만 두 자료 모두 2026년 울산에 새 주택이 도착하는 속도가 넉넉하지 않았다는 방향을 보여 준다.
이제 가격이 오른 이유가 조금 더 또렷해진다.
첫째, 매매거래가 4.6% 줄어도 공급 도착 속도가 그보다 훨씬 빠르게 둔화했다. 시장에 나온 새집이 적으면 기존 선호 단지의 희소성이 커진다.
둘째, 전세가격이 4.72% 올랐다. 매매를 미룬 가구도 거주는 해야 한다. 임차 수요가 전세가격을 밀고, 전세와 매매의 가격 차이가 좁아지면 일부 수요가 매매로 옮겨 갈 수 있다.
셋째, 수요가 골고루 퍼지지 않았다. 최신 주간 자료에서 남구는 0.12% 올랐지만 동구는 내렸다. 도시 전체의 인구나 거래가 급증해서라기보다 입지와 상품성이 확인된 대단지에 유효수요가 집중된 장세다.
그래서 수요가 공급보다 많았나
“아파트 거래 9,530건이 입주 4,411세대보다 많으니 수요 초과”라고 계산하면 간단하다. 그러나 그 계산은 틀린다.
거래건수에는 기존 주택의 소유권 이전이 들어가고, 한 채가 여러 번 거래될 수도 있다. 입주물량은 새로 사용 가능한 주택의 도착량이다. 통계의 단위와 의미가 달라 수치 자체를 직접 비교할 수 없다.
대신 같은 기간의 방향을 놓고 판정할 수는 있다.
| 판정 자료 | 2025년 | 2026년 | 해석 |
|---|---|---|---|
| 울산 아파트 매매거래 1~7월 | 9,985건 | 9,530건 | 수요 신호 -4.6% |
| 울산 전체 주택 준공 1~7월 | 4,047호 | 1,557호 | 공급 도착 -61.5% |
| 울산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누계 | +2.06% | +4.72% | 임차시장 압력 확대 |
|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누계 | +0.37% | +3.51% | 가격 상승 속도 확대 |
판정은 ‘광범위한 수요 폭증’은 아니지만, 즉시 살 수 있는 선호 주택을 기준으로는 수요가 공급보다 강해진 구간이다.
거래수요가 줄었는데도 가격과 전세가 함께 올랐고, 준공은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것은 수요의 절대 증가보다 공급 감소가 만든 상대적 수요 우위로 설명하는 편이 통계에 맞다.
울산을 볼 때 숫자 세 개만 다시 확인하면 된다
울산의 3.51% 상승을 보고 곧바로 추격 매수할 이유는 없다. 반대로 거래량이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상승을 가짜라고 볼 수도 없다.
앞으로는 세 숫자를 같은 날 확인하면 된다.
- 남구의 주간 상승폭이 다른 구·군으로 번지는지
- 전세가격 누계 상승률이 매매보다 계속 높은지
- 4,411세대 입주 일정이 지연되거나 특정 달에 몰리는지
남구만 오르고 동구가 계속 내리면 울산 전체 상승률보다 구·군과 단지 선택이 더 중요하다. 전세 상승이 이어지는데 입주 일정까지 밀리면 공급 압력은 더 커진다. 반대로 하반기 입주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거래량이 계속 줄면 매매 상승폭은 둔화할 수 있다.
이번 성적표의 왕관은 두 개였다. 거래의 왕관은 경남, 가격의 왕관은 울산이다. 울산의 왕관은 거래 폭증이 아니라 줄어든 공급과 버틴 수요의 간격에서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