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매물을 보러 가면 분담금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여기는 한 2억만 더 내면 돼요.”
이 말을 듣고 바로 계산을 시작하면 안 된다.
먼저 물어야 할 게 있다.
2억이라는 숫자가 어느 단계에서 나왔는지, 어떤 종전자산평가액과 조합원분양가를 넣었는지다.
추정분담금은 확정 청구서가 아니다.
공사비와 일반분양 수입, 감정평가액, 조합원분양가가 바뀌면 함께 달라진다.
그렇다고 아무 의미 없는 숫자도 아니다.
계산 구조를 알고 최신 자료로 다시 확인하면 매도인과 중개사가 말한 2억이 얼마나 믿을 만한지 판단할 수 있다.
오늘은 실존 단지가 아닌 가상의 아파트로 직접 계산해보자.
일반적인 계산 구조는 두 줄이다
재건축 분담금 계산에는 낯선 용어가 많다.
처음에는 아래 두 줄만 이해하면 된다.
권리가액 = 종전자산평가액 × 추정비례율
추정분담금 = 조합원분양가 − 권리가액
종전자산평가액은 재건축 사업 전 내가 가진 집과 토지의 평가액이다.
현재 인터넷에 올라온 매매 호가와는 다르다.
매매가격에는 재건축 기대감과 시장 분위기가 반영되지만, 종전자산평가액은 감정평가를 거쳐 정해진다.
추정비례율은 사업 전체의 수입과 지출, 조합원들의 종전자산 총액을 이용해 계산한다.
간단히 보면 이런 구조다.
추정비례율 = (사업 전체 수입 − 총사업비) ÷ 종전자산 총평가액
권리가액은 이 비례율을 내 종전자산평가액에 적용한 금액이다.
새 아파트를 배정받을 때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몫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마지막으로 원하는 새 아파트의 조합원분양가에서 권리가액을 빼면 추정분담금이 나온다.
종전자산평가액 5억 원으로 계산해보자
아래 숫자는 계산법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예시다.
특정 단지의 실제 사업성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 항목 | 가정한 금액 또는 비율 |
|---|---|
| 종전자산평가액 | 5억 원 |
| 추정비례율 | 90% |
| 신청 평형 조합원분양가 | 7억 원 |
먼저 권리가액을 구한다.
5억 원 × 90% = 4억5천만 원
그다음 조합원분양가에서 권리가액을 뺀다.
7억 원 − 4억5천만 원 = 2억5천만 원
이 가정에서 추정분담금은 2억5천만 원이다.
여기서 흔한 착각이 나온다.
현재 매매가격이 8억 원이니 권리가액도 8억 원쯤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권리가액의 출발점은 현재 호가가 아니라 감정평가를 거친 종전자산평가액이다.
“옆집이 9억 원에 팔렸다”는 말만으로 분담금을 계산할 수 없는 이유다.
비례율이 10%포인트 바뀌면 분담금도 달라진다
같은 종전자산과 같은 신청 평형을 놓고 비례율만 바꿔보자.
| 추정비례율 | 권리가액 | 조합원분양가 | 추정분담금 |
|---|---|---|---|
| 80% | 4억 원 | 7억 원 | 3억 원 |
| 90% | 4억5천만 원 | 7억 원 | 2억5천만 원 |
| 100% | 5억 원 | 7억 원 | 2억 원 |
종전자산평가액이 5억 원이라면 비례율이 10%포인트 바뀔 때마다 권리가액은 5천만 원씩 달라진다.
그만큼 예상 분담금도 달라진다.
그렇다고 비례율만 높으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비례율이 100%로 높아져도 조합원분양가가 8억 원으로 오르면 분담금은 다시 3억 원이 된다.
공사비 증가, 금융비용과 일반분양 수입 변화가 비례율과 조합원분양가에 함께 영향을 줄 수 있다.
숫자 하나만 떼어 들으면 판단이 틀어지는 이유다.
계산기는 한 번이 아니라 세 번 두드리자
나는 추정분담금을 한 번만 계산하지 않는다.
보수안, 기준안, 낙관안 세 가지를 만들어본다.
| 구분 | 가정한 비례율 | 가정한 조합원분양가 | 예상 분담금 |
|---|---|---|---|
| 보수안 | 85% | 7억5천만 원 | 3억2,500만 원 |
| 기준안 | 90% | 7억 원 | 2억5천만 원 |
| 낙관안 | 100% | 7억 원 | 2억 원 |
기준안은 조합의 최신 자료를 그대로 사용한다.
보수안은 공사비 증가와 분양수입 감소를 생각해 비례율을 낮추고 조합원분양가는 높여 잡는다.
낙관안은 반대로 계산한다.
이 표는 실제 비례율과 분양가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자금 여유를 확인하기 위한 단순한 가정이다.
어느 숫자가 맞을지 맞히는 게 목적이 아니다.
보수안의 분담금까지 내 자금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게 목적이다.
기준 분담금이 2억5천만 원이어도 보수적으로 계산하면 3억 원을 넘길 수 있다.
차액을 대출로 마련할 계획이라면 예상 금리와 대출 가능 시점도 함께 적어야 한다.
재건축은 일정이 밀릴 수 있어 분담금 납부일과 대출 실행 시점이 어긋날 수도 있다.
중개사에게 묻고 조합 자료로 다시 확인하자
중개사의 설명은 출발점이다.
최종 확인은 조합의 최신 안내문, 관리처분계획과 납부내역서로 해야 한다.
단순히 “분담금 얼마예요?”라고만 묻지 말고 아래 순서로 확인하자.
첫째, 종전자산평가액이 나온 상태인지 확인한다.
아직 감정평가 전이라면 어떤 기준과 가격으로 추정했는지 묻는다.
둘째, 비례율의 작성 시점과 근거 자료를 확인한다.
몇 년 전 사업성 검토 자료를 현재 숫자처럼 말하는 경우도 있다.
셋째, 신청 평형의 조합원분양가를 확인한다.
전용 59㎡와 84㎡의 조합원분양가는 다르기 때문에 분담금도 달라진다.
넷째, 이미 낸 돈과 앞으로 낼 돈을 나눠서 본다.
매도인이 이미 납부한 분담금이 매매가격에 포함됐는지, 미납금이 얼마인지 계약서에 명확하게 적어야 한다.
다섯째, 이주비 대출이나 조합 대여금이 있다면 채무 인수 가능 여부와 상환 조건을 금융기관과 조합에 각각 확인한다.
매도인의 설명만으로 대출이 그대로 승계된다고 단정하면 안 된다.
추가분담금 없음이라는 말도 그대로 믿지 말자.
현재 추가 부과가 의결되지 않았다는 뜻인지, 앞으로도 추가 비용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는 뜻인지 전혀 다르다.
최신 총회 의결서와 공사도급계약 변경 내용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관리처분계획에서 분담금의 근거를 확인한다
관리처분계획에는 분양대상자, 종전자산의 명세와 가격, 새로 분양받을 자산의 추산액, 정비사업비와 조합원의 분담 규모 등이 들어간다.
그래서 사업 초기 안내문보다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뒤의 자료가 더 구체적이다.
다만 인가 이후에도 공사비와 사업계획이 바뀌면 관리처분계획이 변경될 수 있다.
내가 매수 전이라면 다음 세 가지 자료를 나란히 놓고 본다.
- 조합이 배포한 최신 추정분담금 안내서
- 관리처분계획과 변경인가 자료
- 매도인의 분담금 납부내역서
세 자료의 기준일과 금액이 다르다면 그 이유부터 확인해야 한다.
그 차이를 설명하지 못하는 매물이라면 계산을 멈추는 편이 낫다.
단지 전체의 사업성부터 확인하고 싶다면 돈 되는 재건축 아파트 고르는 법, 대지지분보다 먼저 볼 5가지에서 현재 용적률, 일반분양과 총사업비를 비교하는 방법을 먼저 볼 수 있다.
분담금 2억보다 총투입액이 중요하다
재건축 매수에 필요한 돈은 분담금만이 아니다.
현재 매매가격
+ 취득 부대비용
+ 앞으로 낼 분담금
+ 대출이자와 보유비용
= 준공까지 예상 총투입액
여기에 사업 일정이 늦어질 때 버틸 예비자금도 필요하다.
그래서 “분담금이 2억이면 싸다”는 결론부터 내리면 안 된다.
종전자산평가액은 얼마인지, 어느 평형을 신청했는지, 비례율과 공사비가 언제 산정됐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재건축 절차가 아직 헷갈린다면 30년 넘은 아파트, 정말 재건축될까?부터 읽어보면 전체 순서를 잡는 데 도움이 된다.
최신 조합 자료로 직접 계산할 수 있어야 그 분담금을 실제 매수 비용에 넣을 수 있다.
중개사가 말한 분담금 2억보다 중요한 것은 그 숫자를 만든 종전자산평가액, 비례율과 조합원분양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