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아파트를 보러 가면 가장 먼저 듣는 말이 있다.
“이 단지는 대지지분이 커서 사업성이 좋아요.”
대지지분이 큰 것은 분명 장점이다.
대지지분은 아파트 단지 전체 땅 가운데 내 집에 해당하는 땅의 몫이다.
쉽게 말해 아파트 한 채를 사면 건물만 사는 것이 아니라 단지 땅의 일부도 함께 갖게 되는데, 그 땅의 크기를 대지지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지지분이 크다고 내가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땅이 넓어도 이미 용적률을 많이 사용하고 있거나, 일반분양 물량이 적거나, 공사비가 많이 들면 사업성이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대지지분은 조금 작아도 일반분양 수입이 많고 사업비가 적게 들면 조합원의 권리가액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결국 투자자가 궁금한 것은 하나다.
지금 내가 이 아파트를 사서 새 아파트를 받을 때까지 보유하면, 최종적으로 얼마가 남을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대지지분만 볼 것이 아니라 다음 다섯 가지 숫자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 예상 비례율
- 현재 매매가격
- 예상 추가분담금
- 준공 후 예상 시세
- 예상 사업기간
대지지분과 용적률은 최종 답이 아니다
대지지분과 용적률은 재건축 사업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다.
대지지분이 크고 현재 용적률이 낮으면 새로 지을 수 있는 면적이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
계획 세대수가 늘어나면 일반분양 물량도 많아질 수 있다.
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최종적으로 비례율에 영향을 주는 재료다.
사업 전체를 단순하게 보면 다음과 같다.
예상 비례율 = (사업 전체 예상수입 − 총사업비) ÷ 종전자산 총평가액
일반분양 수입이 늘어나면 비례율에 유리하다.
반대로 공사비와 금융비용, 보상비와 각종 사업비가 증가하면 비례율에 불리하다.
그래서 부동산에서 “대지지분이 몇 평인가요?”라고만 묻는 것보다 다음 질문이 더 중요하다.
“현재 예상 비례율은 어느 정도인가요?”
여기서 한 번 더 물어야 한다.
“그 비례율은 언제 만든 자료이고, 일반분양가와 공사비를 얼마로 넣었나요?”
비례율이 높다는 말만 듣고 계약하면 안 된다.
몇 년 전 공사비와 지나치게 높은 일반분양가를 넣어 계산한 비례율이라면 현재 사업성과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첫 번째 숫자: 예상 비례율
비례율은 사업이 끝난 뒤 조합원들의 종전자산 가치가 어느 정도의 권리로 바뀌는지를 보여주는 숫자다.
계산 구조는 이렇다.
권리가액 = 종전자산평가액 × 예상 비례율
종전자산평가액이 8억 원이고 예상 비례율이 110%라면 권리가액은 8억8천만 원이다.
종전자산평가액이 같더라도 비례율이 90%라면 권리가액은 7억2천만 원으로 줄어든다.
| 종전자산평가액 | 예상 비례율 | 예상 권리가액 |
|---|---|---|
| 8억 원 | 90% | 7억2천만 원 |
| 8억 원 | 100% | 8억 원 |
| 8억 원 | 110% | 8억8천만 원 |
비례율이 높으면 일반적으로 조합원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비례율 하나만 봐서도 안 된다.
내가 원하는 새 아파트의 조합원분양가가 함께 올라가면 분담금이 다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례율은 사업성의 핵심 숫자지만, 투자수익을 바로 보여주는 숫자는 아니다.
두 번째 숫자: 현재 매매가격
여기서 가장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
권리가액 + 분담금을 내 총투자금으로 계산하는 것이다.
이 계산은 투자자가 실제로 넣은 돈을 보여주지 않는다.
권리가액은 내가 매수하면서 조합에 낸 돈이 아니다. 종전자산평가액에 비례율을 적용해 계산한 사업상 권리의 가치다.
투자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돈은 매도인에게 지급하는 매매가격이다.
따라서 투자자의 총투입액은 아래와 같이 계산해야 한다.
**현재 매매가격
- 취득세·중개보수
- 앞으로 낼 분담금
- 대출이자와 보유비용 = 준공까지 예상 총투입액**
매도인이 이미 낸 분담금을 매매가격과 별도로 정산한다면 그 금액도 더해야 한다.
반대로 이미 납부한 분담금이 매매가격에 포함돼 있다면 다시 더하면 안 된다.
중복 계산을 피하려면 계약서에서 매매가격에 포함된 금액과 별도로 승계하거나 정산할 금액을 나눠 적어야 한다.
세 번째 숫자: 예상 추가분담금
분담금은 조합원이 배정받을 새 아파트의 가격에서 권리가액을 뺀 금액이다.
예상 분담금 = 조합원분양가 − 권리가액
종전자산평가액이 8억 원이고 예상 비례율이 110%라면 권리가액은 8억8천만 원이다.
배정받을 새 아파트의 조합원분양가가 12억 원이라면 예상 분담금은 3억2천만 원이다.
12억 원 − 8억8천만 원 = 3억2천만 원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현재 조합이 말하는 분담금이 확정액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 공사비가 오를 수 있다.
- 금융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 일반분양가가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
- 계획 세대수와 일반분양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
- 사업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따라서 분담금은 한 번만 계산하지 말고 세 가지로 나눠보는 게 좋다.
| 구분 | 계산 방법 |
|---|---|
| 낙관안 | 조합이 제시한 비례율과 분담금 사용 |
| 기준안 | 최신 공사비와 주변 분양가 반영 |
| 보수안 | 비례율은 낮추고 분담금과 금융비용은 높임 |
투자 판단은 낙관안이 아니라 보수안의 분담금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분담금 계산이 어렵다면 재건축 분담금 2억, 진짜 맞을까? 계산기로 직접 확인해봤습니다에서 계산 구조를 먼저 확인할 수 있다.
네 번째 숫자: 준공 후 예상 시세
이제 새 아파트가 완성됐을 때의 예상 시세를 잡아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인근의 비슷한 신축 아파트를 찾는 것이다.
다만 가장 비싼 신축 아파트 가격을 그대로 가져오면 안 된다.
다음 조건이 비슷한 단지를 골라야 한다.
- 지하철과 주요 도로 접근성
- 학군과 생활권
- 세대수와 단지 규모
- 브랜드와 상품성
- 전용면적
- 입주 연도
- 동·층·향 조건
예를 들어 인근 신축 전용 84㎡가 현재 18억 원에 거래된다고 해도, 내가 사려는 재건축 단지의 입지와 규모가 조금 떨어진다면 16억~17억 원 정도로 보수적으로 잡는 편이 낫다.
준공 시점의 집값을 정확히 맞히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예상 시세도 세 가지로 나눠본다.
| 구분 | 준공 후 예상 시세 |
|---|---|
| 보수안 | 16억 원 |
| 기준안 | 17억 원 |
| 낙관안 | 18억 원 |
이 가운데 보수안으로 계산했는데도 예상수익이 남는지를 확인한다.
다섯 번째 숫자: 예상 사업기간
예상수익이 2억 원이라고 모두 같은 투자는 아니다.
3년 만에 2억 원이 남는 투자와 10년을 기다려 2억 원이 남는 투자는 완전히 다르다.
사업기간이 길어지면 다음 비용이 함께 늘어난다.
- 대출이자
- 재산세와 각종 보유비용
- 전세나 월세 등 거주비
- 공사비와 금융비용 증가 가능성
- 내 돈이 오래 묶이는 기회비용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고 바로 착공하는 사업이 아니다.
사업시행인가, 분양신청, 관리처분계획인가, 이주·철거와 착공을 거쳐야 한다.
현재 사업 단계가 어디인지 확인하고, 각 단계에 필요한 기간을 보수적으로 더해야 한다.
부동산에서 “5년이면 입주해요”라고 말한다면 이렇게 다시 물어보자.
“현재 정확히 어느 단계이고, 최근 1년 동안 실제로 진행된 절차는 무엇인가요?”
예상기간은 희망이 아니라 현재 단계와 최근 진행 속도로 계산해야 한다.
A단지와 B단지를 투자수익으로 비교해보자
가상의 두 재건축 매물을 비교해보자.
숫자는 계산법을 보여주기 위한 예시일 뿐 실제 단지와는 관계가 없다.
| 항목 | A단지 | B단지 |
|---|---|---|
| 현재 매매가격 | 10억 원 | 11억 원 |
| 종전자산평가액 | 7억 원 | 8억5천만 원 |
| 예상 비례율 | 105% | 120% |
| 예상 권리가액 | 7억3,500만 원 | 10억2천만 원 |
| 조합원분양가 | 12억 원 | 12억5천만 원 |
| 예상 추가분담금 | 4억6,500만 원 | 2억3천만 원 |
| 취득·금융·보유비용 | 8천만 원 | 9천만 원 |
| 예상 총투입액 | 15억4,500만 원 | 14억2천만 원 |
| 준공 후 보수적 예상 시세 | 17억 원 | 17억 원 |
| 단순 예상수익 | 1억5,500만 원 | 2억8천만 원 |
| 예상 사업기간 | 8년 | 5년 |
A단지는 매매가격이 1억 원 더 싸다.
대지지분도 A단지가 더 클 수 있다.
하지만 B단지의 비례율이 높고 추가분담금이 적으며 사업기간까지 짧다면 최종 투자 결과는 B단지가 더 나을 수 있다.
단순 예상수익은 다음처럼 계산한다.
준공 후 보수적 예상 시세 − 예상 총투입액 = 단순 예상수익
A단지는 다음과 같다.
17억 원 − 15억4,500만 원 = 1억5,500만 원
B단지는 다음과 같다.
17억 원 − 14억2천만 원 = 2억8천만 원
여기서 끝내면 안 된다.
A단지는 8년, B단지는 5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가정이다.
기간까지 고려하면 두 투자의 차이는 더 커질 수 있다.
부동산에서 반드시 물어볼 질문
재건축·재개발 매물을 볼 때는 아래 순서로 물어보자.
- 현재 예상 비례율은 얼마인가
- 그 비례율은 언제 작성한 자료인가
- 일반분양가와 총사업비를 얼마로 가정했는가
- 내 종전자산평가액과 예상 권리가액은 얼마인가
- 원하는 평형의 조합원분양가와 남은 분담금은 얼마인가
- 매도인이 이미 낸 분담금은 매매가격에 포함됐는가
- 현재 사업 단계와 예상 입주 시점은 언제인가
- 최근 공사비 증액이나 사업 지연 문제가 있는가
“비례율이 120%래요”라는 말만 들으면 부족하다.
최신 총회자료와 사업성 검토자료에서 수입과 사업비의 기준일을 확인해야 한다.
근거자료가 없다면 비례율은 확인된 숫자가 아니라 예상이나 소문에 가깝다.
재건축·재개발 투자의 핵심 계산
정리하면 단지 사업성과 내 투자수익은 따로 계산해야 한다.
단지의 사업성
일반분양 등 예상수입 − 총사업비 → 예상 비례율
대지지분, 용적률과 일반분양 물량은 이 비례율을 만드는 재료다.
내 분담금
종전자산평가액 × 예상 비례율 = 예상 권리가액
조합원분양가 − 예상 권리가액 = 예상 추가분담금
내 투자수익
**현재 매매가격
- 취득비용
- 남은 분담금
- 금융·보유비용 = 예상 총투입액**
준공 후 보수적 예상 시세 − 예상 총투입액 = 단순 예상수익
마지막으로 이 수익을 얻기까지 몇 년을 기다려야 하는지 확인한다.
사업성이 좋은 단지와 돈 되는 매물은 다르다.
비례율이 높아도 매매가격이 너무 비싸면 수익이 남지 않을 수 있다.
비례율이 조금 낮아도 가격이 충분히 싸고 사업기간이 짧다면 결과가 더 좋을 수도 있다.
사업기간을 가늠하려면 그 단지가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단계별로 무엇이 남아 있는지는 재건축 조건과 절차, 재개발과 무엇이 다른지는 재건축 vs 재개발에 정리했다.
재건축·재개발 투자의 핵심은 대지지분이 아니다. 보수적으로 잡은 새 아파트 시세에서 내가 실제로 넣을 총비용을 빼고, 그 수익을 얻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는 것이다.
이 글의 숫자는 계산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가상 예시다. 실제 사업비와 비례율, 분담금은 사업 단계와 총회 의결, 감정평가와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