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매물을 샀는데 매수인이 조합원이 될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단순히 집을 조금 비싸게 산 문제가 아니다.
새 아파트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세운 자금계획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
조합원이 되지 못하면 새 아파트를 배정받는 대신 법에 따른 손실보상 절차로 넘어갈 수 있다. 내가 기대한 입주권과 실제로 받게 되는 권리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다만 모든 재건축·재개발 매매가 막히는 것은 아니다.
계약 전 아래 네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하면 된다.
투기과열지구인가 → 재건축인가 재개발인가 → 기준일 뒤에 양수하는가 → 법정 예외가 있는가
1. 지금 투기과열지구인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은 투기과열지구에 있는 재건축·재개발사업에서 문제가 된다.
그래서 첫 번째로 확인할 것은 아파트 연식이나 조합 유무가 아니다.
내가 사려는 정비구역이 현재 투기과열지구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투기과열지구는 정책에 따라 지정되거나 해제될 수 있다. 몇 년 전 블로그 글이나 중개업소의 기억만 믿으면 안 된다.
국토교통부의 최신 공고와 관할 구청 정비사업 담당 부서에 확인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
투기과열지구가 아니라고 모든 제한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분양 자격, 전매 제한, 토지거래허가와 재당첨 제한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2. 재건축인가, 재개발인가
재건축과 재개발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이 시작되는 시점이 다르다.
| 사업 종류 | 원칙적인 제한 기준 |
|---|---|
| 재건축 | 조합설립인가 후 양수 |
| 재개발 | 관리처분계획인가 후 양수 |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가 기준이다.
재개발은 그보다 뒤 단계인 관리처분계획인가가 기준이다.
예를 들어 재개발 물건이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지위 양도가 막히는 것은 아니다. 원칙적으로 관리처분계획인가 시점을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재건축은 관리처분계획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다. 조합설립인가 뒤부터 제한을 확인해야 한다.
중개 매물에 사업시행인가 진행 중 또는 관리처분 준비 중이라고만 적혀 있다면 부족하다.
정확한 인가일을 행정청의 인가서나 고시에서 확인해야 한다.
재건축과 재개발의 차이가 아직 헷갈린다면 재건축 vs 재개발, 투자 전에 꼭 알아야 할 진짜 차이를 먼저 읽어보는 게 좋다.
오래된 재개발사업은 경과규정도 확인해야 한다.
2018년 전후 법이 바뀌기 전에 이미 진행된 일부 사업은 현재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오래된 사업이라면 관리처분계획인가일만 보지 말고 관할 구청이나 전문가에게 경과규정 적용 여부까지 확인해야 한다.
3. 계약일만 빠르면 되는가
여기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있다.
“조합설립인가 전에 계약서를 썼으니 괜찮습니다.”
계약일만 빠르다고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법은 기준 인가 뒤에 토지나 건축물을 양수한 사람의 조합원 자격을 제한한다.
따라서 계약일뿐 아니라 잔금일과 소유권이전등기일, 실제 거래가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가상의 재건축 단지를 예로 들어보자.
- 매매계약일: 7월 20일
- 조합설립인가일: 8월 1일
- 잔금·소유권이전일: 9월 30일
계약서는 인가 전에 작성했다.
하지만 실제 소유권이 넘어간 시점은 인가 뒤다.
이 경우 “계약이 먼저니까 괜찮다”는 말만 믿고 진행하면 위험하다. 어떤 시점을 양수일로 볼지는 계약 내용과 실제 이행 과정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인가가 임박한 물건은 아래 날짜를 한 장에 적어보자.
| 확인할 날짜 | 확인 자료 |
|---|---|
| 투기과열지구 지정·해제일 | 국토교통부 공고 |
| 조합설립·관리처분계획 인가일 | 행정청 인가서·고시 |
| 매매계약일 | 매매계약서 |
| 계약금·중도금·잔금 지급일 | 금융거래내역 |
| 소유권이전등기 접수일 | 등기 접수증 |
“이번 주 안에 계약서만 쓰면 된다”는 말을 듣더라도 바로 계약금을 보내지는 말자.
인가가 임박했거나 이미 인가된 물건은 계약 전에 정비사업 경험이 있는 변호사나 법무사에게 날짜와 서류를 함께 보여주는 게 안전하다.
4. 매도인이 예외에 해당하는가
기준일 뒤에 사더라도 법에서 정한 예외에 해당하면 조합원 지위를 넘겨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예외가 10년 이상 소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한 1세대 1주택자의 양도다.
하지만 매도인이 “오래 보유했고 실제로 살았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소유기간, 거주기간과 1세대 1주택 여부를 모두 서류로 확인해야 한다.
법에는 이 밖에도 근무·생업·치료·취학·결혼 등으로 세대원 전원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는 경우와 사업이 장기간 지연된 경우 등 여러 예외가 있다.
상속과 이혼으로 인한 이전은 일반 매매와는 다르게 법에서 제한 대상인 양수의 범위에서 제외한다.
중요한 것은 예외가 많다는 사실이 아니다.
내 거래가 정확히 어떤 예외에 해당하고, 그 요건을 서류로 입증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예외를 전제로 계약한다면 최소한 다음 자료를 확인하자.
- 등기사항증명서와 매도인의 취득일
- 주민등록초본 등 실제 거주기간 자료
- 세대와 주택 보유 현황 자료
- 조합설립인가서 또는 관리처분계획인가서
- 조합과 관할 구청의 서면 답변
조합에 전화해서 “가능합니다”라는 답을 들었다고 끝내면 안 된다.
주소, 인가일, 매도인의 소유·거주기간과 적용하려는 예외를 구체적으로 적어 서면으로 문의하는 게 좋다.
계약서 특약이 조합원 자격을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예외 적용을 전제로 매수한다면 계약서에도 안전장치를 넣어야 한다.
- 매도인이 조합원 지위를 적법하게 넘길 수 있다는 내용
- 조합원 명의변경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한다는 내용
- 명의변경이 거절되면 계약을 어떻게 처리할지
- 이미 낸 분담금과 앞으로 낼 분담금
- 이주비 대출과 조합 대여금 처리 방법
특히 조합원 명의변경이 거절됐을 때 계약금과 중도금을 어떻게 돌려받을지 명확히 적어야 한다.
다만 특약을 썼다고 법에서 제한하는 조합원 지위가 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특약은 문제가 생겼을 때 계약을 해제하고 지급한 돈을 돌려받기 위한 장치다.
매매금액이 큰 만큼 특약 문구도 인터넷 예시를 그대로 복사하기보다 전문가 검토를 받는 게 낫다.
매수 전 네 문장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계약서를 쓰기 전 아래 네 문장에 답해보자.
이 정비구역은 지금 투기과열지구인가?
재건축인가, 재개발인가?
조합설립인가 또는 관리처분계획인가 뒤에 양수하는 거래인가?
매도인이 법정 예외를 서류로 입증할 수 있는가?
하나라도 답이 불분명하면 계약 날짜부터 잡을 때가 아니다.
조합원 지위는 매물 광고에 입주권 있음이라고 적었다고 자동으로 따라오는 권리가 아니다. 조합원이 되고도 입주권 대신 돈으로 정산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유형은 현금청산 되는 4가지 경우에서 따로 다뤘다.
투기과열지구 여부와 사업 종류, 인가일과 실제 양수 시점이 모두 맞아야 한다. 예외를 주장한다면 말이 아니라 서류가 있어야 한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제도를 쉽게 설명한 참고자료다. 실제 조합원 자격은 사업의 진행 시점, 법 개정 당시의 경과규정과 개별 계약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계약 전 관할 구청·조합 및 정비사업 전문가에게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