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7억원을 넘었다.
월세는 매달 돈이 빠져나가고, 전세는 나중에 보증금을 돌려받는다. 그래서 전세가 늘 싸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전세보증금 7억원도 공짜 돈은 아니다.
내 돈이면 그 돈을 묶어두는 비용이 생긴다. 빌린 돈이면 이자를 낸다.
결론은 전세냐 월세냐가 아니라, 내 전세대출 금리가 몇 퍼센트냐에 달려 있다.
전셋값 7억원, 모든 서울 아파트가 7억원이라는 말은 아니다
KB부동산의 2026년 7월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7억458만원이었다. 6월 6억9,619만원보다 839만원 올랐고, 1년 전보다 5,514만원 높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7억원을 넘은 것은 KB가 이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처음이다.
| 구분 | 2026년 6월 | 2026년 7월 | 한 달 변화 |
|---|---|---|---|
|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 | 6억9,619만원 | 7억458만원 | +839만원 |
| 전년 같은 달과 비교 | 6억4,944만원 | 7억458만원 | +5,514만원 |
다만 이건 평균이다.
강남의 대형 신축과 외곽의 소형 구축이 한 숫자에 섞여 있다. 내가 계약할 집이 7억원이라는 뜻도 아니고, 서울의 중간 가격이 7억원이라는 뜻도 아니다.
전세와 월세를 고를 때는 평균보다 같은 단지, 같은 면적, 비슷한 층의 실제 계약을 먼저 봐야 한다.
월세 0원인데 전세 비용이 왜 생길까
전세의 월 비용은 두 덩어리다.
전세대출액 × 대출금리 ÷ 12
+ 내 보증금 × 기대수익률 ÷ 12
+ 보증료와 부대비용
두 번째 줄이 잘 안 보이는 돈이다.
내가 가진 3억원을 보증금으로 넣으면 그 돈은 계약이 끝날 때까지 다른 곳에 쓸 수 없다. 예금에 넣었을 때 받을 이자도 포기한다. 이걸 기회비용이라고 한다.
월세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다.
매달 내는 월세
+ 월세보증금의 이자 또는 기회비용
보증금만 비교하거나 월세만 비교하면 계속 답이 틀어진다. 둘 다 한 달 비용으로 바꿔야 한다.
7억 전세와 2억·220만원 월세를 붙여보자
가상 계약 두 개를 놓고 계산해보자.
| 조건 | 전세 | 보증부월세 |
|---|---|---|
| 보증금 | 7억원 | 2억원 |
| 월세 | 없음 | 220만원 |
| 내 돈 | 3억원 | 2억원 |
| 빌린 돈 | 4억원 | 없음 |
| 내 돈의 기대수익률 | 연 3% | 연 3% |
전세대출 금리를 연 4.5%로 잡으면 전세의 한 달 비용은 225만원이다.
대출이자 4억원 × 4.5% ÷ 12 = 150만원
내 돈 기회비용 3억원 × 3% ÷ 12 = 75만원
전세 체감비용 = 월 225만원
월세는 270만원이다.
월세 220만원
+ 보증금 기회비용 2억원 × 3% ÷ 12 = 50만원
월세 체감비용 = 월 270만원
이 조건에서는 전세가 한 달 45만원 싸다.
그렇다면 대출금리가 얼마나 올라야 둘이 같아질까?
약 5.85%다.
전세대출 금리가 5.85%보다 낮으면 전세 쪽 비용이 작고, 그보다 높으면 월세 쪽이 작아진다. 이 숫자는 위 가상 계약에만 맞는 손익분기점이다. 보증금과 월세가 바뀌면 바로 달라진다.
| 전세대출 금리 | 전세 체감비용 | 월세 체감비용 | 더 싼 쪽 |
|---|---|---|---|
| 4.0% | 약 208만원 | 270만원 | 전세 62만원 저렴 |
| 4.5% | 225만원 | 270만원 | 전세 45만원 저렴 |
| 5.0% | 약 242만원 | 270만원 | 전세 28만원 저렴 |
| 5.85% | 270만원 | 270만원 | 같음 |
| 6.0% | 275만원 | 270만원 | 월세 5만원 저렴 |
보증료, 대출 실행비용, 중도상환수수료, 남은 현금으로 얻는 실제 수익은 표에서 뺐다. 내가 받은 대출 견적과 보증료를 넣으면 답이 더 정확해진다.
현금이 많다고 언제나 전세가 유리한 것도 아니다
내 돈 7억원을 보증금으로 넣고 대출은 받지 않는다고 해보자.
기회비용을 연 3%로 잡으면 7억원 전세의 월 비용은 175만원이다. 같은 집의 월세 조건이 보증금 2억원에 월 220만원이라면 월세의 체감비용은 270만원이니 전세가 싸다.
하지만 그 7억원으로 대출을 갚을 수 있거나, 더 높은 확정금리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면 기회비용은 달라진다.
반대로 전세보증금 대부분을 고금리로 빌려야 한다면 월세가 나을 수 있다.
그래서 남의 결론을 가져오면 안 된다.
같은 집이어도 현금 7억원이 있는 사람과 전세대출 5억원이 필요한 사람의 답은 다르다.
평균 전셋값이 HUG 보증 한도도 넘었다
비용 계산보다 먼저 볼 게 하나 더 있다.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수도권 전세보증금 7억원 이하를 대상으로 안내한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 7억458만원은 이 금액을 조금 넘는다.
평균이 보증 한도를 넘었다고 모든 전세계약이 위험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계약하려는 보증금이 7억원을 넘는다면 HUG 상품만 믿고 계약금을 보내면 안 된다.
다른 보증기관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지, 보증 한도와 주택가격 요건을 충족하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가입이 안 되는 집이라면 싼 전세가 비싼 월세보다 좋은 선택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내가 계약한다면 이 순서로 계산한다
1. 같은 집의 전세와 월세 실거래를 찾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같은 단지와 면적을 고른다. 층과 계약월도 맞춘다.
월세는 보증금이 제각각이라 월세 숫자만 보면 안 된다.
2. 내 돈과 빌릴 돈을 나눈다
전세보증금 전부에 예금금리를 곱하는 것도 틀리고, 전부에 대출금리를 곱하는 것도 틀리다.
내 돈에는 포기하는 수익률을, 빌린 돈에는 실제 대출금리를 넣는다.
3. 손익분기 월세를 만든다
내가 본 전세의 월 비용이 230만원이라면, 월세보증금 비용까지 더한 월세가 230만원 아래인지 보면 된다.
부동산에서 보여준 전세 7억과 월세 2억·220을 머릿속 느낌으로 비교하지 말고 한 줄씩 계산기에 넣자.
4. 보증 가입 가능 여부를 비용보다 먼저 확인한다
대출은 나오는데 반환보증은 안 되는 집도 있다.
계약금부터 보내지 말고 보증기관의 대상 금액, 주택가격, 선순위 채권 조건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결국 더 비싼 건 무엇일까
서울 평균 전셋값이 7억원을 넘었어도 월세가 자동으로 싸지는 것은 아니다.
전세는 큰돈이 묶이고, 월세는 작은돈이 계속 빠져나간다. 모양만 다를 뿐 둘 다 비용이다.
내가 위 조건에서 고른다면 전세대출 금리 5.85%를 기준선으로 잡는다. 그 아래면 전세, 그 위면 월세를 먼저 본다.
그리고 보증 가입이 안 된다면 계산 결과가 싸게 나와도 한 번 멈춘다.
서울 월세가 해외 대도시보다 낮게 보이는 이유는 세계 주요 10개 도시 집값·월세 비교에서 따로 계산했다.
평균가격과 실제 계약가격의 차이가 헷갈리면 집값 통계 보는 법을 같이 보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