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서 첫 장에는 큰 숫자가 보인다.
감정가 5억 4,500만 원.
그러면 현재 시세도 그 정도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감정가는 오늘의 시세가 아니다.
감정평가사가 특정 날짜의 자료를 기준으로 계산한 가격이다.
감정평가 후 입찰일까지 시간이 많이 지났다면 실제 거래가격은 이미 달라졌을 수 있다.
감정가보다 최저매각가격이 낮다고 무조건 싼 물건은 아니라는 뜻이다.
감정평가서는 아래 다섯 곳만 먼저 보면 된다.
- 평가 날짜
- 비교한 아파트 거래
- 층·향·입지 차이를 어떻게 반영했는지
- 집 내부를 직접 확인했는지
- 사진과 실제 현장이 같은지
1. 감정가보다 평가 날짜를 먼저 본다
감정평가서에서는 기준시점이라는 말이 나온다.
쉽게 말하면 감정가를 계산한 기준 날짜다.
같은 문서에 실지조사일도 나온다.
감정평가사가 현장을 조사한 날짜라고 보면 된다.
| 확인할 날짜 | 쉽게 말하면 |
|---|---|
| 기준시점 | 감정가를 계산한 날짜 |
| 실지조사일 | 감정평가사가 현장을 확인한 날짜 |
| 입찰일 | 내가 실제로 입찰하는 날짜 |
기준시점이 1년 전이라면 감정가도 1년 전 시장을 기준으로 만든 가격이다.
그사이 같은 단지의 가격이 오를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기준시점과 입찰일의 차이가 길수록 최근 실거래를 더 많이 확인해야 한다.
2. 어떤 아파트와 비교했는지 본다
아파트 감정가는 보통 비슷한 아파트의 실제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평가서에는 같은 단지나 주변 단지의 거래사례가 나온다.
여기서 확인할 것은 단순히 거래가격이 아니다.
- 같은 단지인가
- 같은 평형인가
- 거래한 날짜는 언제인가
- 층과 향은 비슷한가
- 내부 수리 상태는 어떤가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이라도 층과 향, 동 위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몇 달 전에 올수리한 집과 수리하지 않은 집도 같은 가격으로 보면 안 된다.
감정평가사가 비교 대상으로 선택한 아파트가 내 물건과 정말 비슷한지 확인해야 한다.
3. 가격을 올리거나 내린 이유를 본다
감정평가서에는 가치형성요인이라는 어려운 말이 나온다.
쉽게 말하면 아파트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는 조건이다.
- 지하철과 버스 이용이 편한가
- 학교와 상권이 가까운가
- 단지 규모와 브랜드는 어떤가
- 선호하는 동과 층인가
- 방향과 조망은 좋은가
- 도로 소음이나 불편한 시설이 있는가
표에 1.00이 적혀 있다면 비교한 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숫자가 1보다 높으면 대상 물건을 조금 더 좋게 본 것이고, 낮으면 조금 불리하게 본 것이다.
계산식 전체를 외울 필요는 없다.
내가 현장에서 확인한 내용과 감정평가사의 판단이 비슷한지만 보면 된다.
예를 들어 큰 도로 바로 옆인데 소음 차이를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면 현재 시세를 조사할 때 따로 확인해야 한다.
4. 집 내부를 직접 봤는지 확인한다
감정평가사가 집 안까지 들어가 확인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문이 잠겨 내부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평가서에 다음과 비슷한 문구가 있는지 확인한다.
- 폐문으로 내부 확인이 어려웠음
- 이해관계인을 만나지 못함
- 건축물대장과 외부 관찰로 확인함
- 일반적인 관리 상태를 기준으로 평가함
이런 문구가 있다면 내부 수리 상태는 확인되지 않은 것이다.
누수, 보일러 고장, 오래된 창호, 곰팡이, 내부 철거 여부는 감정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
따라서 내부를 확인하지 못한 물건은 수리비를 0원으로 잡으면 안 된다.
정확히 모르는 비용일수록 넉넉하게 잡고 입찰가를 낮춰야 한다.
5. 사진은 참고만 하고 현장에 다시 간다
감정평가서 사진에서는 건물 외관과 대상 동, 진입로와 주변 환경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사진도 감정평가 당시의 모습이다.
입찰일에는 외벽 상태나 주변 환경이 달라졌을 수 있다.
사진이 있다고 현장조사를 생략하면 안 된다.
현장에서는 아래 내용을 확인한다.
- 대상 동과 호수가 서류와 맞는가
- 단지 경사와 진입로는 어떤가
- 주차와 소음은 어떤가
- 사람들이 피하는 동이나 층은 아닌가
- 감정평가서 사진과 현재 모습이 다른가
감정가가 아니라 현재 시세로 입찰가를 정한다
감정평가서를 다 읽었으면 이제 현재 가격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먼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이나 네이버 부동산에서 같은 단지와 같은 평형의 최근 거래를 찾는다.
빠르게 시세 흐름을 확인할 때는 네이버 부동산이 편하지만, 실제 거래가격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도 함께 확인하는 게 좋다.
그다음 현재 나와 있는 매물과 주변 중개사무소의 의견을 확인한다.
그렇게 잡은 팔리는 가격에서 비용과 목표수익을 빼면 입찰 상한이 나온다. 손으로 계산하기 번거로우면 최대 입찰가 역산 계산기에 넣어도 된다.
중개사무소에는 어렵게 물을 필요 없다.
“이 집을 수리하지 않고 지금 내놓으면 얼마에 빨리 팔릴까요?”
가장 비싸게 올라온 매물 가격을 시세로 잡으면 안 된다.
실제로 매수자가 붙을 수 있는 보수적인 예상 매도가를 확인해야 한다.
입찰 전에는 아래 네 가지 가격을 적어보면 된다.
| 확인할 가격 | 의미 |
|---|---|
| 감정가 | 평가 당시 계산된 가격 |
| 최근 실거래가 | 실제로 거래된 가격 |
| 빠르게 팔 수 있는 가격 | 보수적으로 예상한 매도가 |
| 총비용을 뺀 가격 | 내가 입찰할 수 있는 상한가 |
마지막 가격을 계산할 때는 취득세, 이자, 수리비, 명도비와 중개보수까지 모두 넣어야 한다.
감정가보다 몇 퍼센트 싸게 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현재 시세보다 얼마나 싸게 사고, 모든 비용을 빼고 얼마가 남는지가 중요하다.
수익과 입찰 상한가를 계산하는 방법은 부동산 경매 절차 총정리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감정평가서에서는 이 5곳만 먼저 보자
- 감정가를 계산한 날짜
- 비교한 아파트의 단지·평형·층·거래일
- 층·향·입지 차이를 반영한 내용
- 집 내부를 직접 확인했는지
- 사진과 현재 현장 상태가 같은지
감정평가서는 현재 시세를 정답처럼 알려주는 문서가 아니다.
감정가가 왜 그렇게 계산됐는지 보여주는 문서다.
그 이유를 확인한 뒤 최근 거래가격과 현장 시세를 다시 조사해야 입찰에 쓸 수 있는 숫자가 된다.
감정평가서의 평가액은 특정 날짜를 기준으로 산정된 금액이다. 실제 입찰가는 입찰일의 최근 거래가격과 물건 상태, 세금, 대출이자, 수리비와 명도비를 다시 확인해 계산해야 한다.
돈 되는 꿀팁 - 신건이라고 그냥 넘기지 말자
많은 사람이 한두 번 유찰돼 최저매각가격이 내려간 물건부터 찾는다.
유찰된 물건이 눈에 잘 들어오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신건이라고 무조건 비싸거나 수익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감정평가 시점이 오래됐거나 최근 시세가 올랐다면, 첫 입찰부터 감정가가 현재 시세보다 낮은 경우도 있다.
사람들이 아직 관심을 갖지 않아 경쟁이 적을 수도 있다.
공매에서는 이런 경우를 더 자주 볼 때도 있다.
그래서 물건을 찾을 때는 유찰 횟수만 보지 말고 신건도 함께 조사하자.
유찰 횟수가 아니라 현재 시세와 수익이 기준이다.


